WEHI는 어떻게 실험실 발견을 바이오텍 스타트업 기업으로 키워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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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서 창업까지: WEHI는 어떻게 바이오 스타트업을 키우고 있을까?
⏱ 30초 요약
- ✓ 뛰어난 과학적 발견만으로는 신약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특허, 투자, 제품개발, 임상시험이 모두 필요합니다.
- ✓ 많은 유망한 연구는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라 불리는 단계에서 자금과 개발 인프라 부족으로 멈춥니다.
- ✓ WEHI는 자체 벤처펀드 66ten을 통해 연구실의 발견이 회사 설립과 기술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 Proxima Bio, Ternarx, Anaxis Pharma는 WEHI의 기초연구가 독립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의학연구소에서 일하다 보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논문이 발표된 다음에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연구자로서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실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문을 쓰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데 사용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발견이라도 그것만으로 바로 치료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 추가 개발, 자금, 임상시험까지 전혀 다른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WEHI에서 여러 바이오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연구실 밖에서 일어나는 이 과정에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Proxima Bio, Ternarx, Anaxis Pharma 같은 회사들은 단순히 연구소와 연관된 기업이 아니라, 좋은 과학이 논문 이후에 어떻게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유망한 발견을 어떻게 연구실 밖으로 꺼내 실제 환자에게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단계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까?
발견과 치료제 사이의 간극
오랫동안 WEHI를 비롯한 많은 연구기관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해 왔습니다.
연구자가 새로운 발견을 하고, 연구기관이 특허를 확보한 뒤, 외부 제약회사나 바이오기업이 기술을 도입해 임상개발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Venetoclax는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WEHI에서 이루어진 BCL-2와 세포자멸사 연구는 새로운 치료전략의 과학적 토대를 만들었고, 이후 Genentech와 AbbVie를 포함한 여러 연구팀과 기업의 협력을 거쳐 실제 항암제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Venetoclax 같은 사례는 흔하지 않습니다.
많은 발견은 대형 제약회사가 관심을 갖기에는 아직 너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추가 실험이 필요할 수도 있고, 특허 전략이 더 명확해져야 할 수도 있으며, 약물개발 계획이나 자금조달 구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 구간이 기초연구와 산업개발 사이의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바이오 산업에서는 이 구간을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라고 부릅니다.
과학적으로는 유망하지만, 아직 제품이나 임상 후보가 없고 투자자가 감수해야 할 위험도 큰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작업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추가적인 검증 실험
- 질환과 시장에 대한 이해
- 지식재산권 보호
- 약물개발 전문성
- 제형 또는 제조 계획
- 규제 전략
- 투자 자금
문제는 학술 연구비가 이런 활동을 모두 지원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반대로 전통적인 벤처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직 너무 초기 단계이거나 위험이 큰 프로젝트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과학 자체는 유망하지만, 다음 단계로 옮길 구조가 없어 연구가 멈출 수 있습니다.
WEHI가 최근 구축하고 있는 벤처 생태계는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시도입니다.
66ten: 더 이른 단계에서 투자하기
그 중심 가운데 하나가 WEHI의 벤처 투자 펀드 66ten입니다.
66ten의 역할은 단순히 외부 기업이 WEHI의 기술을 라이선스해 가기를 기다리는 것과는 다릅니다.
유망한 프로젝트를 더 이른 단계에서 지원해 하나의 독립적인 바이오 회사로 발전할 수 있는 지점까지 끌어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 과정에는 특허 확보, 기술의 사업 가능성 검토, 창업팀 구성, 그리고 바이오 산업 경험을 가진 경영진 영입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연구소가 이제는 “이 발견이 과학적으로 흥미로운가?”뿐 아니라 “이 발견이 실제 제품이나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는 경로가 있는가?”도 함께 묻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례 ① Proxima Bio
Proxima Bio는 이러한 접근을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회사는 세포 표면 표적 단백질 분해(cell-surface targeted protein degradation)라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가면역질환과 암 치료에 응용될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곧바로 대형 제약회사에 이전하는 대신, 별도의 회사를 설립해 플랫폼 자체를 더 발전시키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연구가 성숙할 시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약물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자금을 별도로 모을 수 있습니다.
사례 ② Ternarx
Ternarx도 비슷한 모델을 보여줍니다.
WEHI의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연구를 기반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신경모세포종과 전립선암을 포함한 여러 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은 학술 연구실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실제 신약 후보로 발전하려면 약화학, 약리학, 질환 모델, 제형, 특허, 임상개발 전략이 모두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은 이런 서로 다른 기능을 하나의 기술을 중심으로 묶을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사례 ③ Anaxis Pharma
염증 연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WEHI에서 오랫동안 진행된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에 대한 기초연구와 질환 모델 연구는 이후 Catalyst Therapeutics를 거쳐 Anaxis Pharma로 이어졌습니다.
이 회사는 현재 Servier와 협력해 새로운 항염증 화합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학술 연구실만으로는 계속 진행하기 어려운 약물개발 과정을 별도의 회사가 이어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굳이 스타트업을 만들까?
모든 과학적 발견이 스타트업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기술은 기존 제약회사에 곧바로 라이선스할 수 있고, 어떤 발견은 상업화보다 학술 연구에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발견에서는 스타트업이 중요한 중간 역할을 합니다.
하나의 기술이나 후보물질만을 개발하는 전담팀을 만들 수 있고, 그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별도로 조달할 수 있습니다.
또 학술 연구실에는 부족할 수 있는 약물개발, 사업전략, 규제, 회사 운영 경험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학술 연구가 주로 “이 생물학적 원리가 실제로 작동하는가?”를 묻는다면, 스타트업은 여기에 “이 생물학을 실제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까지 더해야 합니다.
과학이 회사가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학술 연구자에게 이 전환은 꽤 낯설 수 있습니다.
학술 연구는 보통 생물학적 질문, 논문, 연구비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반면 바이오 회사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해야 합니다.
어떤 실험이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지, 어떤 질환을 먼저 목표로 할지, 특허를 어떻게 보호할지,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 그리고 다음 투자자나 제약 파트너에게 어떤 데이터를 보여줘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과학은 여전히 중심에 있지만, 이제는 훨씬 더 큰 개발 과정 속에 놓이게 됩니다.
그래서 기초과학이 훌륭하더라도 translation 과정에서 실패할 수 있습니다.
논문 이후의 연구
Proxima Bio, Ternarx, Anaxis Pharma 같은 회사들을 보면서 저는 실험이 끝나고 논문이 출판된 뒤에도 얼마나 많은 일이 남아 있는지를 새삼 보게 되었습니다.
과학을 더 발전시켜야 하고, 특허를 보호해야 하며, 투자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연구자와 전혀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도 참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연구 프로젝트 자체를 계속 끌고 갈 전담 조직이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 회사들을 조금 더 관심 있게 지켜보는 데에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이들 벤처에는 제가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했거나 가까이에서 연구해 온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약 2년 동안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바이오 스타트업 Automera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연구와 스타트업의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어떻게 다른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연구실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독립적인 회사와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WEHI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흥미롭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연구실 벤치에만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는 “논문 이후의 연구”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같이 일했던 연구자들의 새로운 도전인 만큼, 이 회사들이 앞으로 좋은 과학과 좋은 치료제로 이어지기를 저도 한 사람의 동료로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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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의생명과학 및 기술사업화 교육을 위한 콘텐츠입니다. 기업 구조, 투자 규모와 개발 프로그램은 시간이 지나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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