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HI는 어떻게 실험실 발견을 바이오텍 스타트업 기업으로 키워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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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이사회까지: WEHI의 스타트업 생태계
Science, Nature, Cell에 실린 새로운 생의학 발견은 치료법이 없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논문은 그 자체로는 아무도 치료하지 못합니다. 실험실에서 얻은 놀라운 결과가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연구비를 마련하고, 회사를 세우며, 아직 시장조차 존재하지 않는 아이디어와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에서 탄생한 발견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끊임없이 설득해야 합니다.
WEHI에서는 이제 그 '어딘가'에 이름과 펀드, 그리고 하나둘씩 늘어나는 스타트업 목록이 생겼습니다.
생물학적 발견과 치료제 개발 사이의 파트너쉽
베네토클락스는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하나의 성공 사례입니다: BCL-2라는 단백질에 대한 1988년의 실험실 관찰이 결국 전 세계 수만 명의 환자가 사용하는 항암제가 되었고, 수억 달러의 로열티를 WEHI에 되돌려줬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가 나오기까지 거의 30년이 걸렸고, 제넨텍과 애브비 같은 다국적 제약회사가 WEHI의 초기 연구를 이어받아 끝까지 끌고 가야 했습니다.
모든 발견이 그런 파트너를 만나는 건 아닙니다. 점점 더 많은 WEHI의 획기적인 발견들이 이제 다른 경로를 택하고 있습니다: 기존 제약 대기업에 아이디어를 라이선싱하는 대신, WEHI는 연구자들이 그 발견을 하나의 과학적 통찰을 중심으로 처음부터 새로 세워진 독자적인 회사로 스핀아웃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66ten — WEHI의 야심찬 벤처펀드
이 변화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그 변화를 이끄는 건 바로 66ten — WEHI의 첫 전략 투자 펀드이자, 호주 의학연구소 안에 기반을 둔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6,600만 달러 규모로, 2033년까지 전액을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66ten은 전통적으로 외부 투자자들의 몫이었던 일을 스스로 해내기 위해 존재합니다 — 실험실 발견이 일반적인 벤처캐피탈을 유치할 만큼 성숙해지기 전에, 그것을 회사로 만드는 시드 자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 이 펀드는 시드 및 시리즈 A 단계의 4개 회사를 지원하고 있고, 개념 증명 단계에서 정식 스핀아웃으로 성숙해가는 프리시드 프로젝트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회사 중 하나인 Proxima Bio는 CEO 조너선 버나디니(Jonathan Bernardini) 박사가 이끌고 있으며, 세포 표면 분해제 — 기존에는 치료 표적으로 삼을 수 없었던 질병 유발 단백질을 겨냥하는 새로운 접근법 — 를 개발하고 있고, 자가면역질환과 암 분야에 적용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TrueIron이라는 초기 단계의 철분 결핍 진단검사 같은 다른 프로젝트들은, 아직 그 단계에 이르기 훨씬 전인 소규모 팀 단위에서 개념을 검증하고 있는 중입니다.
Ternarx와 "치료 불가능한" 암과의 싸움
Ternarx는 이미 완전히 독립된 회사로 성장한 발견의 가장 분명한 사례입니다. CEO 조앤 보그(Joanne Boag) 박사가 이끄는 이 회사는 호주 정부로부터 1,5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출범했으며, 표적 단백질 분해제 기술 플랫폼을 상업화하기 위해 WEHI에서 스핀아웃됐습니다 — 이는 기존 약물로는 도저히 표적으로 삼을 수 없었던 질병 유발 단백질을 파괴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계열의 약물입니다. Ternarx의 첫 표적은 공격적인 소아암인 신경모세포종과, 호주 남성에게 가장 흔히 진단되는 암인 전립선암의 특정 형태입니다.
Ternarx가 주목할 만한 이유는 과학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 구조에도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결과를 발표하고 제약회사가 알아채기를 기다리는 대신, WEHI는 그 발견 자체를 중심으로 회사를 세웠고, WEHI 바이오테크놀로지 센터 안에 전용 시설까지 갖췄습니다.
네크롭토시스에서 Anaxis Pharma까지
10년 전, 전혀 다른 생물학적 현상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펼쳐졌습니다. WEHI 연구진은 수년에 걸쳐 네크롭토시스 — 베네토클락스의 배경이 된 아포토시스 경로와는 구별되는 또 다른 형태의 세포예정사 — 를 규명하고, 이것이 염증을 유발하는 역할을 밝혀냈습니다. 이 기초 연구는 WEHI와 신약 개발 파트너인 SYNthesis Research 사이에 결성된 합작법인 Catalyst Therapeutics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2017년, Catalyst Therapeutics는 네크롭토시스를 표적으로 하는 화합물을 신약 개발 과정으로 끌고 가기 위해 CEO 앤드류 윌크스(Andrew Wilks) 박사가 이끄는 Anaxis Pharma를 스핀아웃했습니다. 이 회사는 이후 글로벌 제약그룹 세르비에(Servier)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 화합물들을 신약 개발 과정을 통해 발전시켜, 현재는 전임상 후보물질 선정을 앞둔 단계까지 진척시켰습니다.
이것이 다음 발견에 갖는 의미
이러한 새로운 접근이 기존의 신약 개발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베네토클락스는 여전히 WEHI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이며, 제약회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전통적인 모델 역시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66ten, Ternarx, Proxima Bio, 그리고 Anaxis Pharma는 WEHI가 과거에는 갖지 못했던 새로운 역량을 보여줍니다. 유망한 연구 결과가 나오자마자 외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대신, 연구소 안에서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발견이 실제 치료제로 발전하는 과정에 더 오랫동안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연구의 가치도 더욱 크게 확장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험실에서 환자 곁까지
결국 이러한 변화는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생물학적 발견을 실제 환자를 살리는 치료제로 연결할 수 있을까?
위대한 연구소는 뛰어난 논문만 발표하는 곳이 아닙니다. 발견이 논문으로 끝나지 않고, 스타트업과 임상시험을 거쳐 결국 환자의 치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생태계까지 함께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66ten은 바로 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WEHI의 가장 야심찬 시도입니다. 연구실에서 탄생한 발견이 더 빠르게 환자에게 도달하도록 돕고, 동시에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과학적·경제적 가치를 다시 연구소와 다음 세대의 연구로 환원하는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투자이기도 합니다.